2024년 4월 23일 : 불확실성 높은 시장, 빅테크 실적과 경제지표 발표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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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조정에 따른 기술적 반등, 향후 상승세 전환점 되나

미국 증시는 4월 22일(미 동부시간) 큰 폭의 반등을 보였습니다. 뚜렷한 이벤트나 경제 지표 발표는 없었지만,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이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 3주 동안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여 3월 28일 사상 최고치 대비 5.5% 하락했고, 지난주까지 6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는데, 만약 7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면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자 2000년 이후 6번째가 될 뻔했습니다. 그러나 상승세의 지속 여부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장 마감 후 테슬라를 시작으로 주요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고, 목요일에는 1분기 GDP 성장률, 금요일에는 Fed의 물가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공개됩니다.

증시 조정을 촉발한 세 가지 요인

월가는 현재 시장의 어려움을 초래한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첫째,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연초 시장은 Fed가 최대 6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1~2회 수준으로 조정되었습니다.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인플레이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S&P500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3주 연속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밑돌았습니다. 2002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안전자산인 국채가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매력적인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오펜하이머는 인플레이션의 지속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인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조정이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둘째,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유가가 올해 최고치로 치솟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와 금값도 상승했습니다. JP모건은 달러, 금리, 유가의 추가 상승이 주식의 하방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셋째, 1분기 어닝 시즌의 실망스러운 성과입니다. 에버코어 ISI는 시장이 실적 시즌에 소화불량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월가 기대치를 상회한 곳은 평균 0.8% 상승에 그쳤고,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은 곳은 평균 5.8%나 급락했습니다. 이는 각각 지난 5년 평균치 0.9%, 3.1%와 비교할 때 부진한 모습입니다. ASML과 TSMC의 수주 부진과 기대에 못 미친 전망이 반도체주 폭락을 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바이탈날리지 설립자는 기술주에 쏠린 투자 심리와 과도한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완벽에 가까운 실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살짝 못 미치는 결과가 엄청난 하락을 초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동등가중치 S&P500의 상승 등 기술주 외 업종의 주가 흐름이 양호했다며, 최근 하락으로 기술적 불균형이 상당 부분 해소되어 시장이 안정적인 바닥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장 안정을 뒷받침한 호재들

한편, 22일 시장을 안정시키는 요인들도 나타났습니다. 우선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란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 덕분입니다. 다만 양국 정상이 전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갈등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달러 가치도 소폭 하락하며 안정을 찾았고, 금값은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루 손실을 기록하며 온스당 2341달러까지 밀렸습니다.

금리 역시 큰 변동 없이 혼조세를 나타냈습니다. 다음주 예정된 1분기 GDP와 물가 지표, 대규모 국채 경매를 앞두고 정중동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FOMC를 앞두고 Fed 위원들이 발언을 자제하면서 매파적 코멘트도 없었습니다.

시장이 차분해지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상승 출발한 후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나스닥은 장중 1.7%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막판 매물에 잠식되며 1.11% 상승에 그쳤습니다. 다우와 S&P500은 각각 0.67%, 0.87% 올랐습니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만 전략가는 금, 유가의 하락과 달러 안정이 글로벌 증시 반등에 호재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둔 시장의 긴장감

최근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의 향방은 곧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 달려 있습니다.

1분기 GDP와 PCE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금리가 급등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 요인입니다. 반면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다면 단기적인 랠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S&P500 지수가 지난주 고점 대비 5.5% 하락하면서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앉았다”며 “이러한 매도세가 금주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S&P500의 지지선으로 이전 약세장 고점이었던 4,800선과 장기 이동평균선인 4,700선을 제시했는데, 이는 지수가 고점 대비 최대 10.6%까지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야데니 설립자는 “3월 PCE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밑돈다면 금요일 시장에서 큰 폭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PCE 물가에 대한 기대와 우려

월가는 3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0.3%(0.26%), 전년 대비 2.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2월 수치와 유사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입니다. 앞서 발표된 3월 CPI, PPI 지표를 토대로 한 추정치이기에 실제 결과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3~4월 중 근원 PCE 물가가 매월 0.25%씩 오른다면, 4월 상승률은 2월의 2.8%에서 2.6%로 하락할 것”이라며 “이 경우 연준이 6~7월 중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 연준은 점도표에서 연말 PCE 물가 상승률을 2.6%로 제시하며 세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GDP 전망치 상향에 따른 긴축 지속 우려

한편,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2.5~2.6% 수준까지 높아졌고, 골드만삭스는 최근 3.1%로 전망치를 올렸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나우 모형도 2.9%를 가리키고 있죠. 이처럼 높은 성장세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UBS 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배분 헤드는 “1분기 GDP가 3%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연준의 강력한 긴축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도 “너무 높은 수치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올해 물가 안정세가 재개되면 위험자산 랠리가 나타날 수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규모 국채 경매와 금리 상승 압력

국채 시장에서는 대규모 국채 경매를 앞두고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미 재무부는 총 1,83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인데, 시장의 수요가 어느 정도일지 주목됩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든 상황에서 매수세가 얼마나 유입될지 미지수입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5.25~5.5%일 때 연준이 인하에 나선다면 2년물 금리 5% 수준은 매력적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선뜻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웰스파고는 연준이 5월 FOMC에서 양적 긴축(QT) 속도를 늦출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월간 국채 감축 규모를 현 6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축소하고, 내년 1월부터는 아예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죠. 다만 올해 말 대선 결과에 따라 향후 재정정책이 바뀔 경우 국채 발행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대목입니다.

종합해 보면 시장은 다가오는 경제지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표 결과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결정될 텐데, 이는 국채금리와 주가 등 자산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빅테크 실적과 시장 전망

이번 주에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들의 성적표는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입니다.

23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4.35% 올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를 1.7% 끌어올렸습니다. 지난주의 큰 폭 하락을 일부 만회한 것이죠. 애플(+0.51%), 마이크로소프트(+0.46%), 알파벳(+1.43%), 아마존(+1.49%) 등 대부분의 빅테크 종목들도 상승세를 탔습니다. 특히 알파벳과 메타는 미 의회의 ‘틱톡 금지법’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 플랫폼인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대한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이날에도 4.3% 내리며 7거래일째 하락했습니다. 장중엔 5% 넘게 빠지기도 했죠. 최근 주요 지역에서 차량 가격을 인하한 것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에버코어ISI는 “이번 가격 인하로 중국 사업의 마진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며 “내일 실적발표에서 모델 2 출시 계획이 불발되고 인도량 전망이 부진하다면 향후 EPS 추정치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매그니피선트 7(테슬라와 애플 제외) 기업들의 1분기 이익은 평균 64.3%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는 나머지 S&P 495개사의 -6.0%와 대조를 이룹니다.

다만 UBS는 이들의 고성장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실제로 4분기엔 빅테크 이익 증가율이 19.8%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물가 지표에 촉각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될 3월 PCE 물가 지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블랙록은 “서비스 인플레이션 가속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기업 실적이 부진할 경우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펀드스트랫은 “달러와 금리의 하락 추세 전환 여부가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달러 강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동 갈등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은 유럽과 일본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미국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달러 약세는 중국 경제가 미국을 앞서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때 가능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번 주 빅테크 실적과 물가 지표 등을 계기로 시장의 방향성이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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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and Financial Research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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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金大煐(キム デヨン), 日本語検討 : 壺坂 咲希(つぼさか さ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