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 FOMC 앞두고 고용비용·주택가격 급등에 증시 급락, AI 기업 실적은 명암
연준 FOMC 회의를 앞둔 경제지표 발표와 시장 반응
4월 30일 미 동부시간 아침,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첫날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회의 결과는 5월 2일 새벽 3시(한국시간)에 발표될 예정인데요. FOMC 개막에 앞서 발표된 경제 데이터들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노동비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된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 분기 대비 1.2% 상승하여 시장 예상치인 1.0%를 상회했습니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임금과 복리후생을 포함한 고용 비용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웰스파고는 ECI가 Fed가 선호하는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압력 지표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결과가 인플레이션 둔화가 1분기에 정체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ING 역시 인건비가 서비스 주도 경제에서 가장 큰 비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ECI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일 것이며 Fed의 매파적 메시지 전망을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ECI 발표 이후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국채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이 각각 5.03%, 4.66%까지 치솟았습니다.
또한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달러 인덱스 또한 0.68% 급등하며 106.29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고치 경신하는 주택가격
한편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의 2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하며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20대 도시의 주택가격은 7.3% 올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여기에는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 워싱턴D.C., 뉴욕 등 대도시들이 크게 기여했습니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2월 주택가격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7.0% 상승하는 등 높은 모기지 금리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계속해서 최고 수준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BMO는 이러한 주택가격 상승이 임금 상승과 주택 공급 부족에 기인한다고 설명하며, 주거비 디스인플레이션 둔화와 내년 반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하락하는 소비자 신뢰와 제조업 지표
그러나 소비자 신뢰와 제조업 지표는 경기 둔화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콘퍼런스보드의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0으로 3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식품 및 휘발유 가격 상승, 정치·글로벌 갈등 등이 소비자 우려를 주도했습니다.
일자리 상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며, ‘일자리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증가해 노동격차지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RSM은 이를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카고 제조업 지표인 시카고 비즈니스 바로미터도 37.9로 5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5월 1일 발표 예정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PMI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대두
이처럼 임금 상승과 주택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높이는 가운데, 소비자 신뢰와 제조업 지표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는 이를 두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결국 시장에서는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물가가 높으면 Fed가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10년물은 4.680%, 2년물은 5.039%까지 치솟았습니다.
FOMC를 앞둔 뉴욕 증시 급락
4월 30일 뉴욕 증시는 FOMC 회의를 하루 앞두고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다우는 1.49%, S&P500 지수는 1.57% 하락했고, 특히 나스닥은 빅테크 중심으로 2.04%나 급락했습니다. 4월에 들어서면서 주요 지수들은 작년 10월 랠리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되었는데요.
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고용비용지수(EC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지속과 Fed의 매파적 행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냇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류 브레너 전략가는 “시장은 내일 Fed의 발표를 앞두고 완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금리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4월 한 달간 다우는 5%, S&P500은 4.2%, 나스닥은 4.4% 하락하며 10월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러셀2000 소형주 지수도 7.1%나 급락했습니다.
파월 의장 발언에 쏠린 관심
5월 FOMC에서 기준금리는 5.00~5.25%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6회 연속 동결입니다. 성명서나 경제전망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심은 기자회견에서의 제롬 파월 의장 발언에 쏠리고 있습니다.
3월 이후 물가 지표들이 높게 나오면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매파적으로 기울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지난 16일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지면 필요한 만큼 현재의 제약적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파월은 인상 옵션을 배제하지 않겠지만,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7월, 웰스파고는 9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2월에 첫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제러미 시걸 워튼스쿨 교수는 “6월 FOMC 전 나올 물가 지표에 따라 6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적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현재 월 950억 달러 수준인 보유 자산 축소(QT)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JP모건은 5월부터 국채 감축 규모를 월 6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줄일 것으로 내다봤고,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6월부터 감축폭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도 이번 FOMC 전망 기사에서 Fed가 ‘상당히 곧’ QT 속도 조정을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지난 3월 언급했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과정이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어,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5월 FOMC는 금리 동결과 QT 속도 조정이 유력해 보이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당분간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재확인할 전망입니다. 그의 발언 수위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마존, 강력한 실적에도 주가는 소폭 상승
아마존은 1분기 매출과 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견고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 EPS: 98센트 (예상 83센트)
- 매출: 1,433억 달러 (예상 1,425억 달러)
- AWS 매출: 250억 달러 (예상 245억 달러)
- 광고 매출: 118억 달러 (예상 117억 달러)
특히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4억 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10.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비용 절감과 함께 광고 매출이 24% 성장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무엇보다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매출이 예상을 크게 웃도는 17% 증가세를 보이며, AI 수요 확대에 따른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다만 2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1,440억~1,490억 달러로 시장 기대에 조금 못 미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1.5% 가량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럼에도 에버코어 ISI는 아마존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제치고 클라우드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분석하며 여전히 최선호주라고 평가했습니다.
AMD, 데이터센터 호조에도 주가는 하락
AMD는 AI 특수로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나 급증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냈습니다.
- 조정 EPS: 62센트 (예상 61센트)
- 매출: 54억 7,000만 달러 (예상 54억 6,000만 달러)
리사 수 CEO는 최신 AI 칩인 MI300X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되면서 10억 달러 이상 판매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용 AI 칩 매출 전망도 기존 35억 달러에서 40억 달러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매출이 48%나 급감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6%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슈퍼마이크로, 실적 호조에도 매출 부진에 급락
슈퍼마이크로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0% 증가한 38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4억 250만 달러로 5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습니다.
- 조정 EPS: 6.65달러 (예상 5.78달러)
- 매출: 38억 5,000만 달러 (예상 39억 5,000만 달러)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기존 143억~147억 달러에서 147억~151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1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에 약간 미치지 못한 점이 부각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6~7% 급락하고 있습니다. 다만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00% 이상 급등한 만큼, 단기 차익실현 욕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